한국 술 체험기/문화&교육

왐마, 아직도 안마셔보고 므다냐~ - 전통주 갤러리

주담:) 2020. 2. 20. 21:58

 매월 전통주 갤러리에서 진행하는 '상설 시음회'를 다니다 보면 마치 우리나라 전국일주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전통주 갤러리 2월 상설시음회

 작년 부터 시작된 '전통주 갤러리'의 팔도 전통주 기행은 서울, 경기도, 충청도를 거쳐 2020년 2월, 전라북도에 도착하게 됐다. 강남에 위치한 전통주 갤러리에서 전라북도의 전통주를 체험하고 싶다면 먼저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예약하도록 하자!

전통주 갤러리의 간단한 설명이 필요하다면, 아래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2019년 우리나라에서 짱 먹은 술, 무료 시음회 - 전통주 갤러리

강남에 위치한 '전통주 갤러리'에선 매 월 하나의 테마를 선정하여 무료로 우리나라 술 시음회를 진행한다. '네이버 예약'하기 시음회는 월요일 정기 휴무일을 제외하곤 매일 같이 이뤄진다. 자유롭게 방문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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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주 - 부안참뽕 막걸리 

 전북 부안에 위치한 내변산 동진주조에서 생산되는 '부안참뽕 막걸리'. 부안참뽕 막걸리는 지난 2013, 2015 우리술 품평회에서 살균막걸리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술이기도 하다. 오디과실을 첨가하여 만든 부안참뽕 막걸리의 용량은 950ml, 알코올 도수는 6%에 해당한다. 전북 부안은 '누에'가 유명하다. 다들 아시다시피 누에는 뽕잎을 먹고 자라며 뽕잎이 자라는 뽕나무의 열매를 뽕, 즉 오디라 부른다. 한마디로 어느정도 지역 스토리를 지닌 술이라 할 수 있다. 은은한 오디향이 나며 마실 때 또한 입 안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오디향을 느낄 수 있다. 탄산감도 조금 있는 편이라 막걸리 특유의 텁텁함은 느껴지지 않고 깔끔하게 넘어간다. 과실이 들어가서 무겁거나 달진 않을까 싶었지만 바디감은 낮고 목넘김은 부드러웠으며 감미나 산미도 약한 편이라 편안하게 오디향을 느끼며 마실 수 있는 술이다.  

#탁주 - 우리술 오늘

 전북 전주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유)전주가양주에서 생산되는 '우리술 오늘'. 우리술 오늘은 2016 우리술 품평회 생막걸리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우리나라의 생활양식이 담긴 고문헌 '양주방', '음식디미방'에 수록된 '호산춘'을 복원하여 만든 술이며, 찹쌀 죽에 누룩을 함께 넣어 발효시킨 밑술에 찹쌀 고두밥을 두번 덧술하여 빚은 삼양주에 속하는 술이다. 용량은 750ml, 알코올 도수는 12%에 해당한다. 탄산감은 없으며 포도나 딸기, 꿀 향이 느껴진다. 맛은 찹쌀의 영향때문인지 달콤하면서도 새콤하다. 바디감은 높으며 목넘김은 부드러운 술인데, 개인적으로 묵직한 술을 좋아하진 않지만 새콤달콤, 짜릿한 기분이 너무나 매력적이라 이 날 마신 술 중에선 최고라고 말할 수 있겠다.

#약주 - 황진이

 전라북도 남원시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유)술소리에서 생산되는 '황진이'. 황진이는 2012, 2013, 2014, 2016 우리술 품평회 약주/청주 부문에서 각각 대상 2회, 최우수상 2회를 수상한 경력이 있는 단골 수상 제품이기도 하다. 용량은 375ml, 도수는 12%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술이며 오미자와 산수유, 구기자가 들어가는게 특징이다. 그래서 일까? 씁쓸한 한약재 향이 풍기며 구수한 장의 냄새와 포도향을 느껴볼 수 있다. 맑은 다홍색의 빛깔을 지닌 황진이는 한눈에 봐도 묽고 맑아 보이며 왠지 술술 넘어갈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새콤달콤하며 감칠맛이 좋고 여운이 길진 않지만 깔끔하다.

#과실주 - 선운산 복분자주

 전라북도 고창에 위치한 '선운산복분자주 흥진'에서 생산되는 '선운산 복분자주'. 용량은 375ml, 도수는 16도에 해당하는 과실주이다. 냉동 복분자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당도와 품질이 뛰어난 고창 복분자 중에서도 1등급만을 엄선하여 30일이상 발효하고 1년이상 숙성한 술이다. 좋은 재료, 많은 시간과 정성이 담긴 술이여서 그런지 향에서도 진한 스모키향과 포도향, 복분자향을 느낄 수 있다. 입안에서도 역시 농도 짙은 맛과 적당한 바디감을 느낄 수 있으며 처음엔 달달하면서도 끝에 서서히 올라오는 쓴맛이 올라오는게 특징이다. 떫은 텍스쳐는 외국 와인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다 마시고 혀에 남는 약간의 떫은 질감은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복분자는 스테미나에 좋은 식재료이다. 더불어 고창은 풍천장어가 유명하다...(할많하않)

#증류주 - 죽력고

 전라북도 정읍에 위치한 태인양조장에서 생산되는 '죽력고'. 용량은 700ml, 도수는 32%에 해당하는 일반 증류주이다. 태인양조장은 송명섭 막걸리를 생산하는 곳이기도 하며 이번에 시음한 죽력고 역시 송명섭 명인이 빚고 있다. 현재 죽력고는 송명섭 명인뿐만 아니라 추성주를 빚는 양대수 명인께서도 추성고을에서 빚고 있다. 죽력고는 이강주, 감홍로와 함께 조선 3대명주로 손꼽히고 있으며 죽력은 대나무에 불을 지펴 얻은 대나무 즙을 뜻하고 고는 최고급 약소주에만 붙여지는 술의 극존칭이다. 향을 맡으면 계피, 떡, 한약재, 대나무 등등의 향이 느껴지며 마치 시원한 대나무 숲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경험할 수 있다. 한입 머금으면 느꼈던 향 그대로 입안에서 은은하게 퍼지며 약간의 단맛과 함께 부드럽게 넘어간다.


 바쁜 와중에 전통주 갤러리를 통하여 여행을 다니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덕분에 가성비와 소확행을 확실하게 챙겨가고 있다. 예약하기가 전보다 조금은 힘들어졌지만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전통주갤러리를 통하여 여행을 떠나봤으면 좋겠다.